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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ve been/2018 동계 내일로

[2018 동계 내일로/군산] 미즈커피,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근대건축관, 옛군산세관

by SO SWEET STELLA 2018. 3. 14.



밥 먹고 체크인을 하면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했었는데,

빙고🙃


아침 일찍부터 출발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아리도 나도 숙소에 들어와서 퍼져버렸다.

염증이 난 내 발은 퉁퉁 부어서 출발 하기도 전에 끈을 넉넉하게 푼 운동화에도 발이 안 들어갈 지경이었다.

따뜻한 숙소에 들어가니 다시 나가기가 싫을 수 밖에...

게다가 잠깐 쉬는 동안 눈도 내리기 시작했다.


내일로 이용권 나이를 올렸지만 우리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내일로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기차를 타고 많이 걷고 하는 여행을 하기엔 내가 나이가 너무 많아...




내일로 여행은 매일매일 여행지를 옮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짧은 시간동안 알차게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우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할 여행지를 정했다.


여행 전엔 경암동 철길마을을 꼭 가보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근대화거리를 잠시 둘러보고는 깔끔하게 포기했다.

군산은 볼거리가 많고 겨울해는 짧다.

그보다 더 짧은 건

내 체력이 버텨주는 시간😂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바닷가 쪽으로 걸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수탈지이다.

군산이 쌀이 많이 나는 평야지대이고 자원을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는 항구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닷가에 세관을 지었다.

세관 근처에 상사를 지어야 운영이 편리했을 것이다.

세관과 상사가 모여 돈이 돌다보니 은행이 들어왔겠고, 정부청사, 상사, 은행이 들어왔으니 자연스럽게 일본인 거주구역이 형성겠지.

순서가 조금 다를 수도 있고...


과거 세관, 상사, 은행이었던 군산세관, 미즈커피,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은 해안을 따라, 길을 따라 나란히 있다.




미즈상사가 있었던 곳은 카페가 되었다.


숙소에 그렇게 오래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아직 둘러볼 곳이 남아서 카페 안까지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다다미방으로 꾸며진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시간이 좀 넉넉했으면 카페 안도 좀 구경하고 커피 도 한 잔 했으려나...


사실 오전부터 가보기로 한 카페가 따로 있어서 딱히 들어가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군산 근대미술관은 과거 일본18은행 군산지점이었다.

근대미술관에는 일본18은행과 관련된 사진 등이 있는 상설전과 주로 기증으로 이루어진 특별전이 열린다.

우리가 군산을 방문했을 때에도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오후 6시부터 종료시간인 9시까지는 무료입장을 할 수 있다.

이미 6시가 넘은 시간에 방문해 무료입장 표지판이 놓여있었지만 근대미술관도 외관 모습만 둘러보았다.




군산 근대건축관은 본래 은행 건물이다.

은행이 근대건축관이 되기까지 이 건물은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근대건축관은 1923년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지어졌다.

조선은행은 일제강점기, 일제가 경제 수탈을 위해 세운 중앙은행이다.

조선은행이 한국은행이 되면서 한국은행이 이 자리에 들어왔고 한국은행이 전주로 이전하면서 다시 한국은행 건물을 1953년 한일은행이 인수했다.

조선은행, 한국은행, 한일은행 은행 건물로만 쓰이던 건물은 1981년 개인에게 팔리게 된다.




1981년 개인이 인수한 (구)조선은행 건물은 나이트클럽이 되었다.

그 후 나이트클럽이 화재가 나면서 (구)조선은행 건물은 흉물스럽게 방치되었고 2008년 군산 근대역사문화 벨트화사업을 통해 복원되었다.

화재가나 버려졌기 때문에 현재 근대건축관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화재라는 재해가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근대건축관 역시 근대미술관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미즈커피에서 근대건축관방향으로는 근대건축관을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이 더 없었기 때문에 근대건축관은 내부까지 관람해 보았다.




군산 근대건축 보존, 육성방안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오래 전부터 논의되었다.

구체적으로 복원을 시작한 건 근래 일이지만 1985년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중심으로 복원방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군산 근대건축관은 건물 그 자체로 역사적 가치가 있다.

건물을 복원하면서 당시 건물 흔적을 찾아볼 수 있도록 건물 내 기둥, 벽면, 천정을 그대로 보존했고, 관람객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노출시켰다.

건물 그 자체가 그대로 박물관이 된 셈이다.


훌륭한 보존방법이다.

시간이 없어서 근대건축관 내부를 다 둘러볼 수 없다면 당시 그대로 복원한 벽면이나 기둥만 살펴보고 

나가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구)조선은행군산지점은 나카무라 요시헤이가 설계했다고 표시되어 있다.


나카무라 요시헤이의 대표 건물 중 하나가 덕수궁미술관이라는데 덕수궁미술관과 (구)조선은행군산지점은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실제 (구)조선은행군산지점의 경우 나카무라 건축사무소에 근무했던 안톤 펠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안톤 펠러는 전쟁포로로 대련으로 온 오스트리아인이고 당시 독일 등 유럽에서 유행했던 근대 분리파 양식의 특성을 건물에 반영했다.

고전적인 느낌의 덕수궁미술관과는 달리 (구)조선은행군산지점은 절제된 장식이 특징이다.




옛 군산세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아리가 이제 너랑 무슨 관련이 있다고 세관이 그렇게 가보고 싶냐고 했는데 어쨌든 나의 과거와 관련된 곳이기도 하고 다른 관광지 보다 왠지 더 반가웠다.


무엇보다, 수탈의 역사를 생각하면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바로 이 세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내부는 들어가 볼 수 없었다.

대다수 박물관, 기념관이 무료로 야간개장을 하는 데 반해 옛 군산세관은 일찍 문을 닫는다.


옛 군산세관 건물 바로 옆으로 현재 통관 업무를 보는 군산세관이 자리잡고 있다.

별것 아닐텐데도 굉장히 묘한 느낌을 받았다.


옛 군산세관 내부에는 과거에 세관에서 쓰던 직인이나 관복 등 당시 세관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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