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here I’ve been/2018 동계 내일로

[2018 동계 내일로/군산 빵집]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

by SO SWEET STELLA 2018. 3. 16.



​저는 군산 하면 이성당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사실 꽤 근래까지도 군산은 이성당이 있는 곳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못 했어요.


이성당은 잠실에만 분점이 두 곳이나 있어서

사실 이제 군산을 가지 않아도,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맛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본점,

그것도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킨 이성당 본점을 꼭 가 보고 싶었어요.

군산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입니다.




이성당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빵집 중에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죠.

맞는 말이기도 아주 약간은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성당 자리에

1906년 일본 이즈모시(出雲市) 출신 일본인 히로세 야스타로(広瀬安太郎安太郎)가

이즈모야(出雲屋)라는 빵집을 열었습니다.

해방 이후 히로세 가족이 일본으로 돌아갔고

홋가이도 출신 한국인 이석우씨가

적산가옥인 (구)이즈모야를 인수해 이성당을 차렸습니다.

이즈모야가 이성당의 전신인 셈이죠.


이즈모야가 개업한 1906년을 이성당 개업년도로 보면

이성당이 독보적으로 가장 오래된 빵집이 되지만

건물을 인수해 새로 이성당으로 문을 연 1945년을 기점으로 계산하면

이성당 말고도 순천의 화월당, 이제는 없는 고려당도 1945년에 개업한 빵집입니다.

어쨌든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은 맞아요.


어느 빵집이 최고(最古)인가가 뭐가 중요할까요.

몇 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통을 이어서 사랑받는 빵집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오전에 군산에 막 도착했을 때는 낡은 간판만 보였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서 이성당으로 향하니 깔끔하고 넓은 건물이 보이더라구요.

별관은 잠실에 있는 지점과 비슷하게 생겼네요.


이성당 창업주 이석우 씨는 이종사촌 조천형씨에게 이성당을 물려주었고,

조천형 씨 아내 오남례 씨를 거쳐 현재는 며느리 김현주 씨가 이성당 대표직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는 잠실 롯데백화점과 월드타워점에 지점이 있고

양재동에는 조천형 씨, 오남례 씨의 딸이 운영하는 빵집 햇쌀마루가 있습니다.

저는 이성당이 서울에 지점을 내기 전에 햇쌀마루 단팥빵을 

이성당 단팥빵보다 먼저 먹어보았습니다.


사실 이성당 자회사 격인 대두식품에서 생산하는

단팥앙금이 전국 제과점과 카페 팥앙금의 70%를 차지한다고하네요.

이성당 빵을 먹어보지 않았어도 단팥빵 앙금 한 번 쯤은 맛 본 셈이겠죠.




늦은 시간이라 빵이 이미 매진 되었을 꺼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단팥방, 아채빵 모두 남아있었어요.

이성당 이현주 대표가 빵이 남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남은 빵을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할 빵까지 매번 계산해서 생산해

남는 빵을 최소화 하려 노력한다는데요.

이 날은 운이 좋게 늦은 밤임에도 빵이 충분히 남아있어서

원하는 빵을 양 것 살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내린 덕이 아닌가 싶네요.




이성당 하면 역시

단팥빵과 야채빵이죠.


단팥빵은 ₩ 1,500, 야채빵은 ₩ 1,800 입니다.

(포스팅하고 나니 어제자로 가격변동이 있었네요.

수정합니다.)




저는 야채빵과 단팥빵 위주로

친구는 이것 저것 다양한 종류의 빵을 구입했습니다.


저는 이성당 단팥빵을 좋아해서

가끔 딱히 집에서 나갈 일이 없는 날임에도 

굳이 나가서 단팥빵을 잔뜩 사가지고 올 정도입니다.


피가 얇은 단팥빵 안에 앙금이 가득 들어있어요.

저는 몸이 안 좋을 때면 왠지 단팥을 찾는데,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 

밥은 안 먹고 이성당 단팥빵만 종일 먹은 적도 있습니다.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는 맛이에요.


단팥빵은 제 취향이지만 사실 야채빵은 즐겨먹지 않습니다.

제 친구는 단팥빵보다 야채빵을 좋아해서 자주 사먹어요.

취향이 다 제 각각이죠.😁


단팥빵은 서울에서 먹던 것과 맛이 다르지 않았는데요.

야채빵은 맛이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먹은 야채빵은 약간 시큼해서

원래 맛이 이런가 싶었었거든요.

군산 이성당 야채빵은 시큼한 맛이 없더라구요.

(저와 저희 엄마가 미각이 유독 발달한 편입니다.)


야채빵은 맛이 서울보다 더 좋았습니다.

어느 음식점이든 본점은 역시 본점이죠.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레트로 느낌이 나는 포장입니다.

서울도 그렇지만 쇼핑백이 바뀌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전에 쓰던 빨간 쇼핑백이 더 좋더라구요.


이성당 군산 본점에 가면

쉐이크를 마셔야 한다기에 쉐이크도 한 잔 주문했습니다.

누가캔디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캔디바 아이스크림의 하얀부분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은 그렇게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에요.


이성당 본점에는 모닝메뉴가 있어요.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로 1980년 대 부터 판매했다고 하네요.

모닝세트,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서

아침이 일찍 일어나 꼭 먹어보려고 했는데...

네, 일어나서 기차타고 떠나기도 빠듯했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이성당 모닝세트를 먹을 수 있습니다.😭


군산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를 남기고 다음 여행지로 떠났습니다.

다음에 군산에 오면 이성당 모닝세트를 먹어보고 싶네요.




군산 이성당 본점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입니다.

매 달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이니 참고하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