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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ve been/2018 동계 내일로

[2018 동계 내일로] 내일로 여행 그 시작

by SO SWEET STELLA 2018. 2. 13.


국내 여행이고, 언제가 됐든

이번 동계 내일로는 꼭 가자고 얘기를 했던 터라

그렇게 급하게 출발하는 여행도 아니었는데,

여행 출발 전까지 꽤 정신이 없었다.

아, 여행을 앞두고 발에 염증이 나서 치료한다고 바쁘긴 했다😭


짐도 결국 출발하는 날 밤 부터 싸게 돼서 밤을 꼬박 새우고 출발했다

물론 짐을 미리 싸 두었어도 분명 밤은 새웠을거다

용산에서 6시 21분에 출발하는 차를 타기로 했는데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면 분명 늦잠을 잘테니까


아리도 결국 한 숨도 못 자고 출발했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밤에 만나서

그냥 첫차를 타고 출발하는게 나았을까 싶기도 하고...




엄마가 화장대 위에 봉투를 올려놓았다

봉투 위의 메모를 보고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백수 딸 놀러간다는데 뭐가 예쁘다고...


“그거 돈 남겨와. 나 그거 빚진거야.

어떻게 진짜 현금이 하나도 없었어서.”


엄마, 나 눈물 맺혔었는데...


봉투 위에 메모를 남긴 것도,

다 쓰지 말고 남겨 오라고 한소리 하는 것도 다 우리 엄마답다



동트기 전 기차를 탄 보람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살짝 졸린 눈을 하고 기차에서 바라보는 동트는 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사진은 아름답지 못 하지만...)


아리는 내가 출발하기도 전에 전화를 해서

출발했냐고 묻더니만...

기차시간이 다 돼가니

정작 아리가 늦을 것 같은 기색이었다.

늦기야 하겠어 싶어 내색하진 않았지만

사실 속으론 늦을까봐 무지 걱정했었다


첫차도 아니었는데 기차를 타러 승강장에 내려갔더니

한밤 중 같이 어두웠다

물론 뼈 시리게 춥기도 했고...

겨울해가 짧기는 짧다



승강장으로 내려가 기차를 미리 타지도 못 하고

벌벌 떨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왔다

용산역에 도착했는데 입구를 찾지 못 해 해메고 있다고...

이미 20분인데?


'야! 아까 나 출발했나 안 했나 확인 전화해놓고

정작 더 가까이 사는 너는 늦냐?'

순간 화를 낼 뻔 했는데 참았다

여행을 하다보면 분명

나도 아리도 서로 맘에 안드는 부분이 생길 것이고

이따 아리가 오면 이번 지각으로

나중에 내가 뭘 잘못해도 그냥 넘어가주는 쿠폰 하나

빚진거라고 말해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도 화가 나는 건 화가 나는 거라

목소리가 꽤 퉁명스럽게 나가서

여행 내내 신경쓰이고 미안했는데

정작 본인은 잘몰랐다고...


한 시간만 기다리면 다음 기차를 탈 수 있었지만

눈 앞에 기차를 두고 다시 올라가려니

미련이 많이 남았다.

그냥 올라가서 다시 롯데리아로 갈까 하다가

혹시 몰라 일단 승강장에 서있었다

그러다 어차피 늦은 거 떠나는 기차 지켜보면 뭐하나

추운데 올라가자 싶어 올라갔는데,



노란 패딩이 두리번거리고 있는 거 아닌가!


"아리! 뛰어." 외치고,

미친듯이 승강장으로 뛰어내려갔다

염증으로 발이 퉁퉁 부어 운동화도 겨우 신을 정도였지만

일단 기차 타는 게 먼저니까 뛰고보자


1, 2 분 정도 늦게 출발한 기차 덕에 무사히 탑승!

아까 화 안 내길 잘 했지?


아리와 여행 내내 몇 번이나 얘기했지만,

미련없이 올라가서 롯데리아에 앉아있었거나

기차가 떠날 때까지 승강장에 있었다면

우리는 다음 기차를 탔어야했다

적당히 질척거려길 정말 잘했어


아리와는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다

돌이켜 보니 우리는 여행 중

한 번씩 사소한 사건이 생겨야

생기가 도는 것 같다

시작부터 스펙타클하니 활기차고 참 좋네!




밤도 새웠겠다 배가 좀 고파서

기차 타기 전에 맥모닝을 먹어야겠다고 계획해 두었는데,

동네 맥도날드는 오픈 전이었고,

용산역에는 맥도날드가 없다

아쉬운대로 롯데리아에 갔는데

롯데리아 아침메뉴가 없어졌구나...


나라도 좀 일찍 도착해서

먹을 것과 물을 사 두길 잘 한 것 같다

용산에서 군산까지는 3시간이 넘는 거리라

햄버거로 요기하지 않았다면

배가 고팠을꺼고 배가 고프면 예민해지니까...


아침을 먹고도 군산에 도착하자마자 점심부터 해결했다



사소한 웃음거리였는데

갓 튀긴 새우와 모짜렐라 패티가 어찌나 뜨거운지

한참을 밖에 서 있었는데도 버거가 뜨거워서 깜짝 놀랐다

기차를 무사히 탈 수 있어서 그랬나

새우버거 뜨거운게 뭐 그렇게 웃기다고 한참을 웃었는지


기차를 타면 카트에서 간식을 살 수 있을까 기대했었는데

간식 칸 자판기로 대체한건지

여행 내내 카트를 한 번도 보지 못 했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정말 오랜만이다

어렸을 땐 눈꽃열차같은 철도 여행 패키지 여행을 자주 했었다

기억이 맞다면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홍익 여행사의 패키지였고,

기차 카트와 역사의 매점을 홍익회에서 운영했다.

기차 패키지 여행 홈페이지는

칙칙폭폭투어(http://7788tour.co.kr) 아직도 있으려나

별 걸 다 기억하고 산다


예전에는 기차를 타면 무픞이 앞 의자에 닿을 정도로

좁고 불편했는데, (나는 키가 크고 어릴 때도 이미 어른만큼 키가 컸다)

기차 좌석도 바뀌었고 좌석 간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그때는 조금 더 편하다는 새마을호도 비좁긴 마찬가지였는데...

요즘 무궁화호는 이전에 비하면 깨끗하고 편리하다


짐이 많은 우리는 주로 사람이 없는 칸, 입구 쪽 좌석을 이용했다

주로 의자 뒤 공간에 여행가방과 짐을 뒀다

승객이 없어서 차가 비어있을 땐

앞좌석을 돌려 좌석 위에 작은 짐을 올려놓기도 했다


승차권을 확인하는 직원분이

내일로 승차권을 확인하시고도 도착지를 물어 의아했는데,



돌아와서 알아보니

내일로 패스는 입석 및 자유석,

승객이 없는 자리에 앉아 있을 때

직원이 자리를 확인 한 경우 도착지까지는

앉아 있던 자리가 내 자리가 된다

그런줄도 모르고 혹시 우리 자리에 누가 탈까

정차할 때마다 긴장했었네


기차를 타고 군산까지 가는 시간이 길고

또 지루할 줄 알았는데

아침을 먹고 군산에서 뭘 할지 이것 저것 찾아보다 보니

금세 군산에 도착했다


군산 첫 여정은 점심,

점심은 뭇국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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