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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물 한 컵을 마시고 오세요
저처럼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말이에요😉
한 친구가 내 안부를 묻자
다른 친구가
응 괜찮아 올해는 아직 입원을 안 했어
건강하게 지내는 것 같아
라고 대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맞는 말인데
아... 나란 사람,
이제 입원하지 않으면
제법 건강하게 지내는 정도가 됐구나
싶어서 속으로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정말 그 어느 때보다
건강 관리에 애를 썼다
염증으로 열이 펄펄 끓는데
응급실을 가면
코로나가 아니라는 확진을 받기 전 까지는
들여보내 주지 않을테니까
각종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아토피 상처도 평소보다 신경 쓰고
집에 들이는 모든 물건을 철저하게 소독했다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그런데 이 영양제가 문제였을까
갑자기 뺀 살이 문제였을까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병원 가는 일 없이
올 상반기를 잘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의사 양반,
제가 요로결석이라니
이게 무슨 말입니까🤦♀️
자랑할 만한 얘기는 아니지만
거의 매년 응급실로 들어가
결국 입원 끝에 집으로 돌아오는
프로 환자인 나는
어딘가 아프다 싶으면
이 정도면 동네 의원 정도가 괜찮겠어
이 정도는 쉬면 낫겠지
아 이건 큰 병원이야
정도는 지레짐작이 가능하다👏🏻
그날 아침은 몇 시간 안 잤는데
아파서 잠에서 깼다
대략 신장 쪽이 아픈 것 같은데
배탈 난 것처럼 배도 살살 아프고
체한 것 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손도 좀 찬 것 같고
아 혹시 햄버거 병인가 뭐 이런 무서운 상상을 하며
어제 먹은 바비큐 치킨이 제대로 익었던가를
계속 떠올렸다
동네 내과를 가는 걸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늘 가는 마치 당골네 같은 병원😂에 전화해
가정의학과 당일 접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나갈 채비를 다 마치고는
전날 열탕 처리한 해바라기 줄기를 자르고 물을 갈아 주었다
혹시 입원을 하게 되면 신경 써 줄 사람이 없으니까
이때만 해도 아프긴 했지만 살만했나 보다
해바라기 걱정을 먼저 하다니 말이다
줄기를 자르고 알코올 스왑으로 꽃가위를 자르다가
손을 베었다
일진 한번 더럽게 사납네...😞
혹시 꽃가위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사카겐 꽃가위 추천합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 샀는데
후 정말 날카롭네요
가볍게 스쳤는데 피가 줄줄 날 정도로...😭
응급실을 가야 할 정도로 아프지도 않았고
평일 오전이라 굳이 응급실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가정의학과로 가기로 했다
택시 기사분이 병원 입구를 지나치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그대로
병원 안쪽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병원 쪽문에서 내렸고
기사님이 결제를 잘못하는 바람에
길에서 시간을 지체한 데다가
앞 서 들어간 환자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점점 더 통증이 심해졌다
그렇게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으러 들어가니
요로결석이 의심된다고
진료를 취소하고 응급실로 가라고 하셨다
아... 처음부터 응급실로 갈걸
코로나로 건물 내 응급실 입구도 막아놔서
병원 밖으로 나간 후 응급실로 가야 했다
응급실 인터폰으로
해외 체류 경험, 코로나 의심자 접촉 여부 등
몇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겨우 응급실 문이 열린다
문을 열고 나면 체온을 또 재고
연락처를 또 적고...
응급실 자리를 배정받고 나면
다시 대강 증상을 말하고
통증 정도를 묻는데
나는 참... 통증을 물을 땐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죽을 만큼 아픈 건 아닌데
그렇다고 안 아픈 건 아니고
통증을 어떻게 번호로 매겨야 할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나는 평소 엄살이 심한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묵묵하게 참는
이상하고 미련한 사람이다
어느 정도로 아픈 건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고는
소변검사를 위한 종이컵을 받았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같은 기초 검사를 마쳐야
다음 검사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일단 진통제부터 주면 안 되나 생각했지만
검사를 빨리 해야 빨리 진단을 받을 수 있고
주사 바늘을 주렁주렁 달기 전에
화장실을 가는 게 더 편하니까
그러나 요로결석을 만만하게 보지 마렴
이것저것 대답하고 시간이 약간 지체되는 사이
통증이 더 심해져서
침대에서 일어나지를 못 했다
결국 먼저 진통제부터 맞기로...
나는 약물 알레르기가 있다
그중 한 종류가 진통제
못 쓰는 진통제 종류를 대답을 하는 중에
갑자기 마약성 진통제는 괜찮냐고 묻길래
갑자기 마약성 진통제요?
라는 심정으로
좀 오래전이지만 마약성 진통제에
딱히 부작용은 없었다고 대강 답했는데
아 그것이 나의 미래였구나...
진통제를 맞고 좀 살만해져서
소변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다시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진통제는 이미 오래전에 다 들어갔고
약발이 떨어진 것
생명에 아무 지장을 주지 않지만
극한의 고통을 주는 세 가지 질환이 있는데
치수염, 통풍, 요로결석 이 셋이다
나는 이미 통풍과 요로결석을 겪어보았다
제발 부탁인데 치수염마저 겪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통풍과 요로결석 중 어떤 게 더 아픈가 묻는다면
단연 요로결석이다
통풍은 자세에 따라서 통증이 줄어들기도 하고
염증이 난 관절 부위만 아프지만
요로결석은 어떤 자세를 취해도
고통이 사라지지 않으며
결석이 자리 잡은 위치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음과 동시에
배탈 난 것 철럼 배가 아프고
심한 뱃멀미를 하는 것 마냥
속이 울렁거린다
아 근데 생각해보니 과거 미화인 것 같기도 하다
통풍에 걸렸을 때는 너무 아파서 몇 걸음 걷다가 울었고
그 후로 한 세 시간은 울었던 것 같다
너무 짜증 나고 화도 나고,
그냥 왠지 서러웠다
류마티스 내과 과장님이
집에 가는 것보다는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으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할 정도로
고통을 스러웠다
요로결석이 걸렸을 땐 울지는 않았다
다만 응급실 침상을
손으로 다 뜯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아무튼 검사 결과가 완전히 나올 때까지는
꼼짝없이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응급실에 누워 있노라면
오만 사람들과 그들의 행태를 볼 수 있는데
속과 머리가 울리고 고통이 가해지는 와중에
다 큰 어른이 아프다며 진료를 거부하는
떼 마저 듣고 있어야 한다
정말 괴롭다
고통을 호소하고도 한참이 지났는데도
진통제 소식이 없자
마침내 옆으로 온 간호사 선생님을 다시 불렀는데
마약성 진통제라 처방에 시간이 걸린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아, 그래서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을 물었는구나...
진통제를 맞고
다시 하릴없이 기다리다가
시티를 찍고
시티는 비교적 금방 결과가 나왔다
요로결석 확정😀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는
비뇨의학과 외래 진료를 봐야 안다고 했다
응급실에서 나와 외래를 보러 가긴 처음이네
하긴, 여태까지는 응급실에서
바로 입원실 행이었구나...
응급실에서 나와 정산을 하고
다시 병원 밖으로 나가서
정문으로
하... 코로나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번거롭게 만들래...
아무튼 비뇨의학과 외래 접수를 하고
진료를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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